
1일 전
낭만이 있는 해방촌 골목 산책 (2)
안녕하세요 여러분!🖐🏻
늦봄과 초여름 그 사이에 있는 5월에는 해방촌에 근접한 또 하나의 동네, 후암동을 다녀왔습니다.
남산 서쪽 자락에 자리잡은 고즈넉한 동네 후암동은 '두텁고 큰 바위'가 있던 데서 유래된 동명입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본인들이 집단으로 거주하여 경성부 삼판통으로 불렸으나,
해방 이후 옛 기억을 살려 '후암'이라는 정겨운 이름을 다시 사용하고 있습니다.
(시원한 여름비가 내리던 후암동..)
후암동에 있는 특별한 도서관
1. 남산도서관
남산공원으로 가는 길 옆에 남산도서관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남산도서관은 1922년 경성부립도서관을 전신으로 해방 후 미래세대를 위한 첫 공공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65년, 서울의 중심인 남산에 건립된 '서울시 최초 공립도서관'입니다.
오래된 도서관임을 알려주듯 옛 커피 자판기와 궁서체로 쓰인 주의 표지판이 보입니다.
잠시 90년대로 돌아간 것 같아 재밌었습니다.
건물 내부로 들어와 보니 새롭게 리모델링 한 공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2022년에 개관 100주년을 맞아 디지털라운지, 목멱관, 남산하늘뜰을 새롭게 조성했다고 합니다.
남산도서관은 서울시 지정 유형문화재 3종 3책과 등록문화재 30종 227책 등의 귀중자료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중 일부를 목멱관에서 관람할 수 있습니다.
도서관의 쉼터로서 역할하는 남산하늘뜰은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다가 쉬고 싶을 때 누구나 푸릇푸릇한 남산 전경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옥외공간입니다.
북카페 '남산1922'의 초입에는 남산도서관의 관장부터 직원들이 마치 독립출판물 서점처럼 책마다 추천사를 써두었습니다.
도서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추천하는 책은 어떤 책일까, 어떤 이유에서 이 책을 추천하는 걸까 호기심이 들었습니다.
메모지에 작은 손글씨로 하나하나 새겨넣은 문장들을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북카페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이랬습니다.
비는 밖에서 맞으면 고약하게 느껴지지만
안에서 바라볼 땐 참 낭만적이라고 느껴집니다.
도서관 1층에서는 공공도서관 건립을 목적으로 설계 공모한 서울미래유산의 건축물인 남산도서관의 조감도를 볼 수 있습니다.
도서관 건물 옆에는 두텁바위원이라는 공원이 있습니다.
후암동의 어원인 두텁바위 이름을 따 만들어진 공원입니다.
더이상 바위는 남아있지 않지만 이곳에 상징석을 세우고 후암동민의 날에 두텁바위축제를 열어 후암동의 역사를 기리고 알리고 있습니다.
공원으로 향하는 길에 다산 정약용 선생님의 동상을 만날 수 있습니다.
공원에는 길쭉길쭉한 나무와 꽃 등 다양한 식물들이 심어져 있었습니다.
흐린 하늘 덕에 초록빛 이파리들이 더 생동감 있고 활기차 보였습니다.
곳곳에 벤치가 있고 산책로도 잘 되어 있어 주민들에게 편안한 휴식공간으로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나무들 사이로 저 너머 도시 풍경도 보였습니다.
2. 주한독일문화원 도서관
두번째로는 남산 아래 길을 걷다 이국적인 간판에 이끌려 들어가 본 주한독일문화원 도서관입니다.
여행에서 우연히 좋은 식당, 카페 등의 장소들을 발견했을 때의 기분이 들었습니다.
무료로 개방된 도서관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만큼 인테리어나 소장 도서들의 퀄리티가 높아 놀랐습니다.
나만 알고 싶은 도서관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유명한 걸 알지만,,)
편안하게 앉아 공부하거나 쉴 수 있는 자리도 있습니다.
독일문화원이니 서적과 DVD들은 독일과 관련된 주제로 구비되어 있습니다.
21세기 현재에도 우리 일상생활 모든 디자인에 영향을 주고 있는 세계적인 디자인 학교 '바우하우스(Bauhaus)' 설립했던 독일 답게
디자인 관련 서적들이 많았습니다.
덕분에 독일어를 몰라도 책을 볼 수 있었답니다.
외에 한국과 독일 양국 모두 관련된 책도 있었습니다.
파독간호사와 광부의 삶을 추적, 분석하는 책이 흥미로웠습니다.
후암동의 카페
후암동에는 정말 다양하고 좋은 카페들이 골목길, 대로 곳곳에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제가 가본 곳은 3곳입니다.
1. 콤포트
이번 전지적 용산시점은 후암동이라고 하자, 저희 과의 한 주무관께서 추천해준 카페입니다.
주한독일문화원에서 나와 오른쪽으로 걸어가다보면 발견할 수있는 곳입니다.
내부도 좋지만 루프탑 자리가 유독 멋있는 카페였습니다.
2. 패스로스터스
작은 공간에 일렬로 바 테이블이 있는 카페입니다.
출입구에 있는 큰 통창으로 햇볕이 잘 들어 답답하지 않았습니다.
갑자기 여름 날씨가 찾아와 더운 한낮이었는데
얼음물을 주셔서 좋았습니다.
커피와 빵도 맛있었습니다.
품절돼 주문하지 못한 카다멈 번과 가을부터 출시한다는 시나몬 카푸치노를 위해 재방문하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3. 홍철책빵
마지막으로는 그 유명한 홍철책빵입니다.
리모델링을 거쳐 최근에 다시 개장했다고 합니다.
입구부터 이곳이 바로 홍철책빵이다!! 알려주는 개성강한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무한도전에서 봤던 그 화보..!)
내부로 들어갈수록 테마파크에 놀러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벽에 걸려있는 액자들을 통해 어릴 적 부모님께 쓴 편지, 상장, 대학생 때 홍철투어를 진행하며 만든 홍보물, 투어 참여자 명단 등 노홍철 님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어 재미있었습니다.
하고싶은 거 하세요.
(ㄴ,,ㅔ,,)
후암동의 갤러리
1. 화이트스톤 갤러리
화이트스톤 갤러리는 1967년 도쿄에 설립된 후 전 세계 다양한 예술가와 협업하는 포스트모던 및 아방가르드 미술 분야의 갤러리입니다.
한국에는 서울시 용산구 후암동에 설립해 관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이재현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습니다.
갤러리 소장 작품들도 볼 수 있습니다.
복층 형식으로 되어있는 두번째 층(엘리베이터 상에선 1층)은 예술 서적이 있는 도서관입니다.
의자 바로 옆에 있는 액자에는 이우환 작가의 작품들이 걸려 있습니다.
이우환 선생님 작품을 옆에 두고 책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니.. 너무 좋다..~
앉아서 서울 도심과 남산을 감상할 수 있는 루프탑도 있으니 이곳에 방문하신다면 맨 위층까지 가보시길 바랍니다.
3. 눈 컨템포러리
화이트스톤 갤러리 바로 옆에 있는 현대 미술 갤러리인 눈 컨템포러리입니다.
지금은 박신영 작가의 작품들을 전시 중입니다.
직원분의 안내로 내부 사무실 공간까지 들어가볼 수 있었습니다.
그곳에는 작가의 초기작이 전시 돼 있었는데 현재와 그림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설명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3. 스페이스후암23
빈티지한 외관부터 시선을 끄는 스페이스후암23은 일제시대 철도청 관련 건물을 리모델링한 곳으로
전시, 작은 음악회, 북토크 등 다양한 문화활동이 열리는 복합문화공간입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는 전시 준비중으로 내부 구경은 할 수 없었지만
5월 30일에 시작되는 전시가 있으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가보시길 권해드립니다.
자세한 정보는 아래 홈페이지를 참고해 주세요.
산책의 마지막 걸음
마지막으로 후암동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108계단 승강기에 가보았습니다.
가파른 계단으로 인해 어르신, 유모차 이용자 등 교통 약자가 오르내리기 어려운 길이라
2018년 용산구가 서울시 최초로 주택가에 경사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했습니다.
1층부터 4층까지 층수도 나눠두어 원하는 곳에 내릴 수 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4층까지 올라갔다 내려와 보았습니다.
사방이 유리로 되어 있어 바깥 풍경을 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108계단 1층 근처에는 독립출판물 서점인 스토리지북앤필름도 있으니 한번 들러서 다양한 책들 구경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비오는 날과 맑은 날 어떤 날씨든 후암동은 산책하며 풍경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었습니다.
후암동을 산책하며 들었던 생각은
공공을 위해 개방된 장소들 중에서도 이렇게 수준 높고 다양한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곳들이 많다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이곳을 더 자주 놀러오게 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도 제가 소개해드린 장소들 한번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그럼 이만 전지적 용산시점은 다른 동네와 함께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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