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가 한가득, 디저트에 진심인 양평 숲속 신복리709 카페

생과일 디저트가 일품인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 709 카페.

주소를 카페명으로 쓴

709카페를 주말 오후 찾았다.

오르막 주차장에 도달했을때

마치 서종면의 테라로사를 연상시키는

붉은 벽돌의 외관이

큰 성처럼 엔틱하면서도 거대했다.

1층 입구엔 작은 테이블이

몇개 놓여 있었지만

이곳은 주로 주문과 함께 와플을 굽고

음료를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메인은 2층이었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부터 심상치 않았다.

학생시절 데상 그림을

스케치 할때 봤던 석고상들이

계단 바닥에 앉아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었고

​

나는 갖가지 작은 소품들을 따라

계단을 올랐다.

2층을 마주한 첫 느낌은

확 트인 자연과 과거가 어우러진

거대한 공간이었다.

높은 층고로 인해

엄청난 개방감을 주면서도

천정에 매달린 샹들리에와

잘 가꿔진 수백여 크고 작은 화분의 규모는

마치 식물원에 들어온 것 같았다.

​

이뿐이랴!

옛 70년대 TV를 비롯

7080 세대에 쓰던

엔틱한 소품들이 가득했다.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놀랄 즈음,

뜬금없이 무심히 바닥에 서 있거나

걸려있는 그림들이 눈에 띈다.

일부러 아무렇게 놓아둔 것 같고

전시하지 않으려 한 듯한 미술품들은

옛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다양한 소품들 사이에서

자신의 존재를 소심(?)히 뽐내고 있었다.

그림과 조각상, 옛 소품들을

사방 공간에 잔뜩 놓아둔

디스플레이로 끝났다면,

춥고 무거운 창고 같은

실내 분위기가 연출되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주인장의 철학과 소신은

이거였겠구나 싶은 엄청난 양의 식물이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고 있었다.

​

그 생명의 공간에

틈을 비집고 배치한

푹신, 엔틱한 가죽소파들은

손님들에게 웃음꽃과 수다꽃을 피울

안락함을 제공하기에 충분했다.

디저트들의 특징은

'신선한 생과일'과 '달지 않음'에 있었다.

블루베리 요거트 스무디는

달지 않을 뿐 아니라

생딸기와 블루베리를 갈아서

신선하고 건강한 느낌이 들었다.

생딸기가 ‘와르르’ 쏟아질 듯한

딸기와플은 얄팍한 단맛으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는

평범한 디저트와는 다른 차원이었다.

​

생크림도 속이 편한

자연스러운 맛이었고

커피 또한 원두의 맛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음을 느꼈다.

​

화장실 가는 길도 평범하지 않았다.

화장실 표시를 보고 모퉁이를 돌면

여지없이 엔틱한 그림 소품과

옛 장신구들이 눈요깃 거리를 선사한다.

​

마치 방탈출 미로같은

느낌이 드는 컨테이너를 돌면

"여긴가? 싶을 때, 갸우뚱(?) 입구" 가 나온다.

​

컨테이너 벽면에

화장실 문이 숨겨져 있어

정상적인 화장실이 아닌 듯 허탈했으나

실내는 의외로 넓고 깔끔했다.

주인장은

과일향 시럽을 사용하지 않고

메뉴 모두에 생과일을 쓰기 때문에

덜 달다고 말한다.

​

번거롭더라도

싱싱하고 품질 좋은

과일을 사기 위해

서울 영등포시장을 자주 찾는다는

주인장의 소신 멘트를 들을 즈음,

2층 공간을 가득 메운

손님들의 연이은 주문에

더 이상의 대화를

이어갈 수는 없었고

직원들의 손놀림 또한

다른 곳에 신경을 쓸 틈이 없어 보였다.

밖을 나왔다.

그 사이 차량으로 가득 채워진

주차장을 보는 순간,

내가 이 카페에

묻고 싶은 질문에 대해,

바쁜 주인장을 대신해

이미 손님들이 해답을 보여주고 있었다.

📌주소

양평군 옥천면 신복리 709(신복동촌길14번길 26-10)

​

📌영업시간

연중무휴

평일 10:00 - 20:00(19:00 라스트오더)

주말,공휴일 9:00 - 21:00(20:00 라스트오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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