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울산이 특정 공업지구로 선정되고 울산'군'이 울산'시'로 바뀌면서 지금의 '산업도시 울산'의 모습이 만들어지기 시작합니다.

이후로 지금까지 대한민국 제1의 산업도시라는 이름을 얻으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울산이 급격히 성장하면서 여러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도심 속 하천의 심각한 오염을 꼽을 수 있을 겁니다.

울산이 산업화와 도시화의 과정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않은 폐수가 그대로 태화강으로 배출된 것이지요.

이러다 보니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죽음의 강'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는데요.

이후 환경에 대한 인식이 급격하게 개선되고 범시민적인 노력으로 1급수 '생태강'으로 변모하여 지금의 태화강 국가 정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여천천 달동에서 발원, 남구를 관통하여 울산만으로 들어간다.

우여곡절은 '태화강' 그뿐만 아니라 울산 도심 속 여러 하천도 겪었는데요.

대표적으로 '여천천'을 꼽을 수 있습니다.

남구 달동에서 발원하여 남구를 관통하여 울산만 가까이에서 태화강으로 합류하는 여천천은 지도에서 보시듯 공업지구를 흘러 울산만까지 이릅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오염을 피할 수 없는 하천이었던 것이지요.

이런 탓에 몇십 년간 하천 인근 지역민들의 쉼터는 커녕 악취만 풍기는 존재였던 거지요.

2011년 완공한 여천천 인도교 '희망고래선'(이미지 출처 '남구청')

5월 인도교 '희망고래선'에는 장미가 한창이다.

이런 여천천이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한 것은 2010년대에 들어서입니다.

대대적인 수질 개선 사업을 펼치는 동시에 천변을 따라 산책로를 조성하고 천변을 따라 수목 및 초화 단지를 조성하기 시작한 겁니다.

여천천에서 만난 숭어

이런 노력 덕분에 태화강 못지않은 생태 하천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울산만에서부터 거슬러 올라온 다양한 물고기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여천천에 특별한 제방이 없는 덕분에 태화강과 여천천을 오가면 서식할 수 있지요.

약 7km에 이르는 여천천을 정원화 사업을 하면서 계절별로 여러 종류의 꽃을 만날 수 있도록 구간별로 다양한 품종을 식재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주목했던 꽃을 꼽으라면 '목향 장미'입니다.

전국 최대 규모의 장미 정원인 울산대공원 장미원

울산 장미 하면 전국 최대 규모을 자랑하는 울산대공원 '장미원'을 꼽을 수 있습니다.

265품종 57,000여 본의 장미를 감상할 수 있는 장미원은 장미축제 기간에는 울산 시민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많은 이들이 찾는 대표적인 장미원이지요.

특히 축제 기간에는 야간 개장을 하는 덕분에 조명이 더해진 좀 더 화려한 장미들을 만날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고요.

목향 장미 만개한 풍경

일반적인 붉은 장미와 더불어 2020년 이후 SNS에서 큰 사랑을 받는 장미가 바로 '목향 장미'입니다.

가시가 없고 일반 장미에 비하며 성장 속도가 비교적 빨라 거대한 꽃벽을 쉽게 이뤄 눈에 잘 띄는 장미인데요.

원래 가시가 있으나 원예용으로 식재하는 대부분은 가시가 없지요.

이 덕분에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목향 장미 속에 편하게 파묻힐 수 있는데요.

소위 '플라워 커튼'이라 불리는 이런 목향 장미를 배경으로 인물 스냅 사진들이 SNS에서 큰 인기를 얻다 보니 전국의 몇몇 명소들은 목향 장미가 만개할 무렵이면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거지요.

이렇게 SNS를 통해 큰 인기를 얻고 있는 목향 장미이지만 아쉽게도 울산에서는 제대로 된 '목향 장미' 군락지가 그간 없었습니다.

여천천 목향 장미 산책로

여천천 여천3교~달신교 사이에 조성한 목향 장미 산책로

이런 와중에 남구에서 2024년부터 시작하는 '여천천 정원화 사업'을 통해서 1.3km에 달하는 여천천 구간에 목향 장미를 활용한 '빅 플라워 커튼'을 조성한다는 기사를 접했는데요.

1년이 지난 올해 5월 초에 어느 정도 목향 장미가 성장했는지 궁금하여 목향 장미가 필 무렵 여천천을 찾았습니다.

현재 목향 장미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구간은 '여천3교~도산교' 사이입니다.

여천천 목향 장미 옹벽(2025년 5월 11일 모습)

여천천 목향 장미(2025년 5월 11일)

인도교 '희망고래선' 인근에 주차하고 여천천 산책에 나섰는데요.

건너편 거대한 옹벽을 따라 목향 장미가 힘차게 오르고 있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목향 장미 성장 속도가 무척 빠른 편인데요.

1년 만에 생각보다 높이 자란 모습을 보니 조금 놀라기도 했습니다.

옹벽 위에서는 아래로 목향 장미가 내려오고 있다.

한편, 옹벽 위에서는 목향 장미가 내려오고 있습니다.

다만 옹벽 위의 목향 장미들이 전체적으로 아래쪽보다 자라는 게 조금 더딘 모습이라 조금 아쉽더군요.

몇 년 후면 거대한 목향 장미 벽이 완성된다.

현재 전체 옹벽이 이런 모습입니다.

1년 동안 위, 아래 자란 모습으로 유추해 보자면 3~4년 후면 거대한 목향 장미 벽이 만들어질 것 같더군요.

몇 년만 지나면 아마 목향 장미로는 전국에서도 가장 유명한 장소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전망도 해 보네요.

위치별로 성장 속도가 차이난다.

옹벽 말고도 산책로 주위로 목향 장미를 식재하였는데요.

위치별로 성장 속도 차이가 있더군요.

꽤 좋은 곳도 있지만 아직 성장이 많이 더딘 장소도 있었습니다.

여천천 꽃창포(2025년 5월 11일)

4월 말부터 만개한 목향 장미가 서서히 저물고 요즘 여천천은 노랑꽃창포가 점점 화려하게 피어나고 있습니다.

꽃창포 시즌을 맞아 여천천 청소가 한창이다

여천천 산책로가 시작하는 공업탑부터 천변을 따라 길게 노랑꽃창포가 이어지는데요.

5월 중순부터 하순까지 꽃창포가 절정인 기간입니다.

제가 여천천을 찾은 날에는 꽃창포가 만개할 시점을 앞두고 천변 청소가 한창이더군요.

당시 꽃창포가 만개는 아니었지만 조금은 아쉬웠던 목향 장미를 대신하여 여천천 산책의 벗이 되어 주더군요.

꽃창포가 무척 좋아서 5월 하순 접어들면서 다시 한번 방문할 것 같았습니다.

이에 더해 무심히 천변을 오가며 사람 구경하던 오리 녀석들과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숭어떼 덕분에 그리 지루한 산책이 되지 않았네요.

자, 이렇게 해서 울산에 새롭게 등장한 여천천 목향 장미 구간을 살펴봤습니다.

작년 여천천에 새롭게 목향 장미 벽을 조성한다는 기사를 접하고 기대 반 우려 반의 마음이었던 것도 사실이었는데요.

1년 만에 생각보다 잘 자란 모습을 만나고서는 개인적인 기대감이 무척 커졌습니다.

몇 년 후면 울산의 새로운 여행 명소로 자리 잡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측도 해보고요.

무탈하게 잘 성장하여 최고의 목향 장미 명소가 되길 응원합니다.

※ 해당 내용은 '울산광역시 블로그 기자단'의 원고로 울산광역시청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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