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시간 전
[블로그기자단] 달콤한 향기 맡으며 걸었어요! 성내천 아카시아 꽃길
글·사진 : 블로그 기자단 추미양
❣ 송파로(Road), 쉰여덟번째 이야기 ❣
꽃의 계절 봄에 살그머니 피는 하얀 꽃. 바람이 불면 달콤한 향기에 저절로 눈 감고 깊은숨 들이마시게 하는 꽃. 5월 중순에 만개하는 아카시아꽃입니다. 어릴 적 불렀던 ‘과수원 길’ 노래 가사가 입안에서 맴돕니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꽃이 활짝 폈네
하이얀 꽃 이파리 눈송이처럼 날리네
향긋한 꽃 냄새가 실바람 타고 솔~ 솔~ ”
송파구에서 산책하거나 자전거 타기에 가장 좋은 곳은 어디일까요? 저는 송파둘레길 1코스인 성내천 구간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5월에는 성내천과 작은 새들이 노래를 부르고 아카시아꽃과 유채꽃향기가 발걸음을 가볍게 해줍니다. 비 그친 주말 오전, 성내천 산책로를 걷기로 했습니다. 아카시아 나무가 옹기종기 모여 있는 꽃길이 두 군데 있어 ‘꽃캉스’ 하기에 참 좋기 때문입니다.
올림픽공원역 1번 출구로 나와 성내천으로 가는 계단을 내려오면 송파둘레길 안내판이 보입니다. 저는 좌측의 올림픽공원 방향 즉, 한강 쪽으로 걷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로 이동하는 분들은 작은 다리를 건너서 달려갑니다.
노란 유채꽃밭
산책로에는 혼자 걸으며 명상하는 분, 친구와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미소 짓는 분, 비가 그치길 기다려 반려견과 산책 나온 분들이 유채꽃을 즐기며 걷고 있습니다. 흰나비도 사뿐히 유채꽃에 내려앉아 꿀을 빨고 있는데요, 잠시 천상의 화원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자연 속으로 들어왔기 때문일까요? 지난밤 머릿속을 채웠던 엉킨 실타래가 풀리는 것 같습니다.
아카시아꽃길 : 한국체육대학교 생활관에서 청룡2교까지
조금 걷다 보니 작은 징검다리를 만났습니다. 징검다리 건너편에는 한국체육대학교가 있는데요, 생활관 담벼락을 따라 아카시아 나무가 하얀 꽃을 포도송이처럼 주렁주렁 매달고 반깁니다. 아카시아꽃의 꽃말은 ‘우정’ ‘순결’, ‘비밀스러운 사랑’ 등입니다. 비밀스러운 사랑은 순백색의 꽃이 2주라는 짧은 개화 기간 동안 강렬한 향기를 뿜으며 마음을 사로잡지만, 오래 간직할 수 없어 붙여진 듯합니다.
『우리가 보통 아카시아 나무라고 부르는 나무는 실은 미국 동부 지역이 원산지인 ‘아까시나무’라고 하는데요, 지금은 혼용해서 사용합니다. 아카시아 나무는 빠르게 자라고 척박한 토양에서도 잘 자라 한국전쟁 이후 황폐해진 산림을 복원하는 녹화 사업의 일환으로 전국에 대량 심었다고 합니다. 키가 20~30m까지 높이 자라고 달콤한 꿀도 선사하죠.』
아카시아 나무를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돌다리를 건넜습니다. 돌다리는 서울체육중고교와 한국체육대학교 사잇길로 이어지는데요, 저는 돌다리를 건너 좌측에 놓인 산책로를 따라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산책로 옆 자전거도로에는 페달을 힘껏 밟는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달립니다. 아카시아꽃향기도 바람에 실려 넘실거립니다. “흐음~” 심호흡을 하니 폐까지 향긋해졌습니다.
5월은 하얀 꽃과 노란 꽃이 주인공입니다. 하얀 아카시아 꽃나무 아래 하얀 찔레꽃이 흐드러지고 그 밑에는 노란 꽃을 피운 애기똥풀이 자리잡고 있네요, 애기똥풀 꽃대를 잘라 꾹 누르니 애기 똥 색깔의 진액이 나옵니다. 애기똥풀의 꽃도 유채꽃처럼 노란색인데요, 벚꽃이나 철쭉꽃처럼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한 매력이 있습니다.
청룡2교 다리 밑까지 꽃 구경을 하다가 올림픽공원 북 2문으로 들어가기 위해 계단을 오르니 아카시아 나무가 군락을 이루고 있습니다. 아카시아 잎을 자세히 들여다보니 친구와 ‘잎사귀 떼기’ 놀이를 한 기억이 소환됩니다. 잎사귀 하나하나를 떼면서 “좋아한다.” “안 좋아한다”를 반복하다가 마지막 잎에서 나온 결과로 점쳐보는 것이죠. 오늘은 “좋아한다.”인데요.
아카시아 꽃길 : 성내교에서 몽촌2빗물펌프장까지
다시 성내천을 따라 걷기 위해 청룡2교 아래 산책로로 내려왔습니다. 하얀 백로가 긴 다리로 우아하게 걸으며 먹이를 찾고 오리 한 쌍도 나란히 헤엄치고 있습니다. 평화로운 새들의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니 제 마음속 일렁이던 파도가 잔잔해집니다.
한편 산책로에 많은 시민이 걷거나 뛰고 있습니다. 8세 이상 1,000명이 참가한 ‘장애인과 함께 하는 제3회 서울시 둘레길 트레킹 대회’ 참가자들입니다. 트레킹 코스는 두 가지인데요, 송파여성축구장을 출발해 성내1교까지 왕복하는 4km 코스와 성내천 쉼터공원까지 왕복하는 10km 코스라고 합니다. 송파둘레길의 성내천 구간이 장애인도 함께 걷고 뛸 수 있는 안전하고 생태 친화적인 산책로로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하니 송파구민으로서 자부심이 마구마구 샘솟았습니다.
송파여성축구장을 지나 성내교 다리 밑 산책로를 걷는데 하얀 꽃이 산책로를 덮었습니다. 지난밤 내린 비에 아카시아꽃이 우수수 떨어졌네요. ‘비가 오지 않았으면 쌀 튀긴 것 같은 뽀얗고 통통한 아카시아꽃을 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탄식이 절로 나왔습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 다리도 쉬고 간식도 먹는데 아카시아꽃이 흰 눈이 되어 살포시 내려옵니다. 제 가방 위에도 꽃이 앉았습니다.
몽촌2빗물펌프장까지 이어진 아카시아 길을 걸으며 떠나가는 봄의 끝을 붙잡아 보았습니다. 포켓전망대에서 바라본 성내천은 녹음으로 물들어가고 있지만 아직은 더 봄을 즐기고 싶습니다.
해가 뜨거운 한낮을 피해 성내천 산책길을 걸어보면 어떨까요? 하얀 꽃, 노란 꽃이 반겨줄 겁니다.
※ 본 기사는 블로그 기자단이 작성한 글로, 송파구의 공식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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