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한 휴식을 선물받다 – 고성 연촌마을

그저 일상을 벗어나 숨을 고르고 싶었습니다. 번잡한 사람들 사이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이름난 명승지가 아니더라도 언제나 찾아도 넉넉한 곁을 내어주는 나만의 공간이 있습니다.

고성 영오면 연촌마을 연못이 그러합니다.

진주 문산읍에서 금곡을 지나면 고성 영오면이 나옵니다. 영오사거리에서 함안 쪽으로 1km 정도 더 가면 연촌마을이 나옵니다.

마을 길을 따라가다 얼마 가지 못해 차를 세웠습니다.

아름드리나무와 함께 작지만, 큰 연못이 아담하게 우리를 반기기 때문입니다.

차에서 내리자 시원한 초록 바람이 한바탕 온몸을 감싸고 갑니다. 일상 속 묵은내를 씻어내는 듯합니다.

길게 숨을 들이마십니다. 달곰합니다. 덕분에 일상의 찌든 때가 스르륵 사라지는 기분입니다.

정자에 올라 오가는 바람과 인사를 나누며 주위 풍광을 아늑하게 바라봅니다.

숨을 돌리자, 곁에 있던 이팝나무가 보입니다. 하얀 빙수를 닮은 이팝나무 덕분에 덩달아 시원해집니다.

연못 둑을 따라 나무들이 호위무사처럼 따라옵니다.

고개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면 초록빛 양산을 든 채로 하늘을 가립니다.

그늘을 만들어준 나무들 덕분에 시원하고 달곰하게 초록 풍경을 꾹꾹 눌러 담습니다.

그러다 나무 아래 넓적한 큰 돌에 앉습니다. 아늑한 풍경이 일상 속 긴장을 풀게 합니다.

고성군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 마을은 ‘소가 울어 우정(牛亭)이 있는 마을’이라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육신 김문기의 7대손이 임진왜란 당시 우리면 성산마을과 생곡마을에 살고 있는데 밤이면 밤마다 건너편 산기슭에서 소 울음과 같은 괴이한 소리가 들려 그곳에 가보니 소는 없는데 큰 바위가 우뚝 서 있고 그 근처 밭에서 매일 같이 꽃향기가 가득히 퍼져 큰 바위를 우정(牛亭), 그 향을 전향(田香)이라 하고 신성한 곳으로 여겨 그곳에 거주하게 되어 현재의 마을을 이루게 되었다.’라고 합니다.

전설을 떠올리니 발걸음도 더욱 가볍습니다. 그러다 눈길과 발길을 붙잡는 게 있습니다.

담소를 통해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곳이라는 <나눔터>라 적힌 팻말이 우리를 불러세웁니다.

그 아래로 귀여운 각종 미니어처가 즐겁게 우리를 올려다봅니다. 덕분에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갑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초록이 개운한 빛으로 우리를 감싼 덕분에 청명합니다.

바람이 지나자 찰랑찰랑 흔들리는 물결을 지그시 바라봅니다. 멍때리듯 바라봅니다.

마실 가듯 걷습니다. 초록빛 에너지 넘치는 산속의 깊은 숲속 같습니다.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상쾌함과 시원한 청량함이 덤으로 따라옵니다.

자연이 들려주는 소리에 눈을 감습니다. 산을 타고 내려온 바람이며 새들의 지저귐이 곱고 아름답습니다.

방문객들의 마음을 살포시 안아주는 넉넉한 연못의 풍경이 여기 고성 연촌마을에 있습니다.

언제 찾아도 넉넉한 곁을 내어주면 완전한 휴식을 선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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