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시간 전
[기회기자단] 수원시립미술관 10살 생일 축하해요!
[오유은 기자]
수원시립미술관 10주년 특별전
`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
지난 4월 19일, 기자는 수원시립미술관에 다녀왔다.
이번에 수원시립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서
특별한 전시가 8월 24일까지 열린다고 해서
찾아가 보았다. 특별전의 제목은
모두에게: 초콜릿, 레모네이드 그리고 파티`이다.
제목부터 달콤하고 신나는 느낌이 가득해서
전시장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대가 되었다.
참여 작가는 김가람, 남다현, 서맨사 나이,
안드레아 프레이저, 윤결, 이학승, 천근성, 최원서,
케이트 저스트, 크리스틴 선 킴 & 토마스 마더,
클레어 퐁텐 등이다.
전시에는 여러 나라 작가들이 참여했는데,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모두에게’라는 주제를
아주 특별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었다.
전시는 1층과 2층으로 나뉘어 있고, 곳곳에
흥미로운 작품들이 많았다. 그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았던 작품들을 하나씩 소개해보려 한다.
1층 전시장에 들어가자마자 눈에 띄는 건
남다현 작가의 작품이었다. 작품의 제목은
‘부정 승차의 유혹 in 수원역’이다. 수원역을
자주 가본 사람이라면 깜짝 놀랄지도 모르겠다.
전시장 한가운데, 수원역 개찰구와 똑같이 만들어진
작품이 있기 때문이다. 카드 찍는 기계도 보이고,
카드를 충전하는 기계도 진짜처럼 생겼다.
미술관에서 이런 모습을 만날 줄 몰랐기에,
처음 보는 순간부터 웃음이 나왔다. 이런 실감 나는
작품이 있어서 미술관이 새롭게 보이는 것 같기도
했다. 남다현 작가는 실제 수원역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작품의 제목에 있는 ‘부정 승차’라는 말도
흥미로웠다. 보통은 나쁜 행동으로만 생각하지만,
작가는 그 유혹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 같다. 개찰구 앞에서 잠깐 멈추어 서보니,
평소엔 무심코 지나치던 장소가 이렇게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게 신기하게 느껴졌다. 기자는 작품을
구경하는 동안 계속 ‘내가 지금 미관에 있는 걸까,
역에 있는 걸까?’ 하고 신기했다. 게다가 작가는
이 풍경 속에서 우리가 무심코 놓친 감정이나
행동을 떠올리게 만들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조형물이 아니라, 도시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되돌아보게 해주는 거울 같았다.
같은 층에는 이학승 작가의 ‘3층 상가’라는 작품도
전시되어 있다. 건물에는 ‘평화 필타’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3층 상가는 작가가 사용하던 공간
위층에서 들리던 소리를 시작으로 기획한 것이라고
한다. 이 작품은 ‘소리’라는 매체를 통해 공동체의
삶을 탐구한다는 뜻이 담겨있기도 했다.
공간과 관계라는 개념을 다룬다는 것이 어느
한 편으로는 신기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건물은
작가가 직접 설계하고 지은 것이었다. 건축물 안전
검사도 통과했다고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건물 안에는 실제 건물처럼 가게 창문도 있다.
작품의 겉모습만 보면 진짜 작은 골목길에
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2층 전시장에는 천근성 작가의 프로젝트가
기다리고 있다. 이름은 ‘수원역전시장커피’다.
이 작품은 단순히 전시를 하려 만든 카페가 아니다.
천근성 작가는 실제로 2월부터 3월까지
수원역전시장에서 카페를 운영했다고 한다.
이 카페에서는 음료를 살 때 돈을 내지 않는다.
대신 손님이 직접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려야 음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모인 손님들의
창작물은 지금 수원시립미술에 전시되어 있다.
전시장 벽에는 수많은 그림과 짧은 문장이
붙어 있었고, 하나하나 살펴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작품의 또 다른 재미는 관람객이 스티커를
붙일 수 있다는 점이다. 전시된 창작물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다면 빨간 스티커를 붙일 수 있다.
스티커가 붙은 작품은 작가에게 연락하면 전시가
끝난 후, 작가가 직접 보내준다고 한다. 기자는
예쁜 그림 하나에 스티커를 붙였다.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지만, 귀여운 그림이 마음에 닿았다.
이 전시는 ‘누구나 예술가가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 기자도 나중에 저런 프로젝트에
참여하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전시는 마치
따뜻한 커피 한 잔처럼, 편안한 기분을 남겼다.
2층을 걷다 보면 마지막에 또 하나의
남다현 작가 작품이 기다리고 있다.
제목은 ‘수원시립포토존’이다. 이름만 들으면 그냥
사진 찍는 배경인가 싶지만, 실제로 가보면 전혀
다르다. 여기는 진짜 스튜디오처럼 꾸며져 있었고,
각 배경은 너무나 특별했다. 이곳에서는 누구나
모델이 될 수 있고, 사진 한 장이 예술작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친구와 함께 간다면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더 즐겁게 관람할 수 있을 것
같다. 전시장 한편에 포토 부스가 있다는 것은
마치 숨겨진 보물을 찾은 기분이었다.
포토존에서 찍은 사진은 단순한 기념사진이 아니다.
나중에 집에 돌아가 사진을 다시 보면,
그날 전시장의 분위기와 작품이 모두 떠오른다.
이곳에서는 그냥 ‘찰칵’ 하는 소리도 마치
작품처럼 들렸다. 남다현 작가는 평범한 공간도
어떻게 특별하게 만들 수 있는지를 잘 보여줬다.
이 포토존은 재미와 예술을 한 번에 잡은
작품이었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모두
좋아할 수밖에 없는 공간이었다.
수원시립미술관의 이번 전시는 단순히
보는 것에 그치지 않았다. 작품을 듣고, 찍고,
참여하고, 직접 느낄 수 있었다. 어려운 말도 없고,
재미있는 요소가 많아서 주변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이번 주말, 특별한 곳으로
산책을 떠나고 싶다면 수원시립미술으로
가보는 건 어떨까? 그곳은 초콜릿처럼 달콤하고,
레모네이드처럼 상큼하고, 파티처럼 반짝이는
예술이 가득한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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