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시간 전
[부산시보]부산형 노노케어 일자리 참여 엄양숙 ‘하하 건강파트너’
“형님, 어서 오세요~~”
“어제 운동 좀 힘들던데,
오늘은 괜찮겠지?”
“아이고~~운동하시고
어디 불편하세요?”
“아니, 몸은 훨씬
가뿐하고 좋지.
그냥 물어봤어. 호호호.”
지난 2월 19일 오후 중구 동광동 마을건강센터. ‘하하 건강파트너’ 엄양숙 어르신이 이웃 어르신 2명을 반갑게 맞았다.
마을건강센터를 방문한 어르신들은 노쇠 예방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주민들이었다. 그들은 엄양숙 건강파트너와 인사를 하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발 마사지기 앞 의자에 앉았다.
엄 건강파트너는 “오랫동안 한동네에 살며 형님, 동생으로 지내는 친한 이웃들”이라며 “이웃 어르신들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매일 안부 물으며 건강을 확인하고 운동도 같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전국 최초로 노인 일자리와 노쇠 예방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하하 건강파트너’를 양성, 지난 2월 142명을 각 지역 마을건강센터 등에 배치했다. 건강한 노인이 이웃 노인의 건강을 돌보는 ‘노노(老老)케어’를 일자리 사업으로 운영하는 첫 사례다.
동광동 마을건강센터 엄양숙 건강파트너는 69세. 나이를 모르면 60대 초반으로 보인다. 엄 어르신은 매일 동네 걷기와 가벼운 등산으로 자신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고. 그는 오랫동안 살아온 동네를 쾌적한 삶터로 가꾸고, 이웃과 더불어 사는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지속해온 봉사활동이 더 큰 건강 비결이라고 했다.
엄 건강파트너는 “2017년부터 이웃 사람 몇몇이 뜻을 모아 공무원, 사회복지사와 함께 ‘건강한 동광동 만들기’ 활동을 했어요. 동네 청소도 하고, 텃밭도 만들었죠. 나이 많으신 분이 많은 동네라 이웃들 찾아다니며 안부도 확인하고, 밖으로 나오시라 해서 운동도 함께 하고 했죠. 그때는 마땅한 장소가 없어서 40계단에 모여서 운동하고 그랬어요. 그렇게 내 돈 들여가며 자원봉사로 이웃들 챙겼는데, 이제 월급까지 받으며 이웃들 건강 돌보니까 보람이 두 배죠. 호호.”
‘하하 건강파트너’는 사회적고립감, 우울감, 노화 등으로 신체‧정신적 기능이 저하된 상태인 이웃을 상대로 노쇠 선별 검사 등을 통해 건강을 돌보는 역할을 한다. 하루 3시간, 월 20일 총 60시간 근무에 급여는 70만원이다.
보건·복지·의료 협력 기반으로 추진하는 노쇠 예방 노인일자리 사업 ‘하하 건강파트너’는 지난 2023년 시범사업을 거쳐 지난해 마을건강센터를 중심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올해는 ‘하하 마을건강센터’ 61곳, 건강생활지원센터 7곳, 공공·민간병원 7곳, 구·군 시니어클럽 15곳, 하하캠퍼스 건강센터 등 90여 개 기관까지 확대했다.
‘하하 건강파트너’는 일정 시간 직무교육을 이수한 이후 마을건강센터, 건강생활지원센터, 하하캠퍼스 건강센터로 배치된다. 이곳에서 마을활동가 등과 함께 이웃 노인을 대상으로 △노쇠검사 △노쇠 예방사업 ‘건강업(UP)’ 프로그램 운영 △건강소모임 운영·지원 등을 수행한다.
부산지역 16개 구‧군 보건소와 부산대병원, 부산의료원, 양산부산대병원 등 협력병원 7곳은 노쇠 예방 전문인력 양성을 위해 ‘하하 건강파트너’ 역량 강화 교육을 지원한다.
부산은 65세 이상 노인 비중이 지난해 기준 23.9%로 특별‧광역시 8곳 중 가장 높으며, 가장 빨리 초고령사회로 진입했다. 이에 따른 노인 의료나 건강 관리 등에 대한 사회적 부담이 큰 상황이다.
부산시는 ‘하하 건강파트너’ 사업이 마을에서 이웃끼리 서로를 돌보는 건강공동체를 공고히 하고, 노인의 활동적 노후 지원과 사회적 고립감 해소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엄 건강파트너 역시 마을건강센터를 찾는 이웃 어르신들만 챙기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센터에 등록한 어르신들 방문이 뜸하면 직접 찾아가 안부를 확인하고, 외출을 전혀 하지 않는 어르신들도 발굴해 말벗으로 친분을 쌓아 공동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같은 연세인데 집에만 계시는 어르신과 밖으로 나와 이웃과 함께 다양한 활동을 하는 어르신들은 표정이 달라요. 이웃과 어울려 운동하고 재미있는 이야기 나누다 보면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하게 생활하실 수 있어요. 저를 비롯해 각 동네마다 있는 ‘하하 건강파트너’가 많이 도와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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