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운정 기자]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 광교

《2025 아워세트 : 김홍석 × 박길종》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 광교 전경 ⓒ 이운정 기자

싱그러운 봄기운이 가득한 요즘,

따뜻한 봄날에 문화생활까지 즐기기 좋은 곳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 광교에 다녀왔습니다.

현재 《2025 아워세트 : 김홍석 × 박길종》 전시

개최되고 있습니다.

‘아워세트(Our Set)’는 2022년부터 다양한 매체와

창작자들이 만나 특별한 협업을 선보여 온 전시 시리즈

로 올해 4번째로 개최되고 있는 기획전시입니다.

《2025 아워세트 : 김홍석 × 박길종》 전시장 내부 ⓒ 이운정 기자

올해는 협업보다는, 매체와 장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드는 김홍석 작가와 박길종 작가의

‘매체 실험’에 더욱 초점을 맞추어 전시를 개최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김홍석 작가는 설치, 영상, 조각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회적 이슈를 표현하는 작업을 주로 하고,

박길종 작가는 가구 디자인을 통해 공간과 사물의

연결고리를 탐구하는 작업을 하는 작가인데요.

두 작가의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작품들을

함께 만나보겠습니다.


이번 전시는

‘러닝타임’, ‘오픈스테이지’, ‘인터미션’, ‘백스테이지’라는

총 네 가지 관점에서 전시 공간을 구성했는데요.

다양한 매개체들이 매 순간 다른 시점에 도착하는

관람객을 마중하려는 시도가 있어

정말 새롭게 느껴집니다.

이러한 시도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예술적 영감을 떠올리게 해줍니다.

능동적인 관람을 만들어 주는 박길종 작가의 ‘전시 보행기’ ⓒ 이운정 기자

첫 번째 섹션, ‘러닝타임’에서는

박길종 작가를 만날 수 있습니다.

‘러닝타임’은 시간성을 드러내는 작품을 뜻하는데요.

박길종 작가는 사물+오브제를 통한 작품으로

고정관념을 벗어나게 해주고 있습니다.

그는 단순히 작품을 구경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끌고’, ‘밝히고’, ‘걷는’ 경험을 선사해

관람객들에게 능동적인 참여를 선사해 줍니다.

여러 작품 중에서 눈길을 끈 건

유모차를 개조해 만든 ‘전시 보행기’입니다.

폐지를 모으는 어르신들의 지혜에서 출발했다고

하는데 관람객이 직접 손으로 밀고 움직이며

전시를 관람할 수 있어 이색적입니다.

이 작품과 함께 걷는 순간!

관람객은 보는 사람에서 움직이는 사람으로,

나도 모르게 ‘퍼포머’가 되어 버립니다.

선풍기도 부착되어 있어서 시원하게 바람을 쐬며

관람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러닝타임’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오브제 작품들 ⓒ 이운정 기자

‘전시 보행기’와 같이 관람객 참여형 작품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도 있습니다.

자전거 부품과 청소도구함이 적절히 섞인 오브제로

전조등과 후미등까지 달려 있어서

자전거를 타고 여가를 즐기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청소를 하고 있는 것인지 헷갈리는데요.

전조등과 후미등을 켜고 직접 전시장을 밝히며

이동할 수 있어 독특한 경험을 안겨줍니다.

이 외에 기억과 영화 속 장면을 오브제로 풀어낸

‘서울 허수아비’,

층층이 막대 구조로 빛을 조절하는

‘공든 탑이 무너지랴?’,

매일 바람의 길을 새롭게 여는

‘언덕 위의 팔방풍’ 같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작가의 이야기를 작가의 목소리와 함께 조각한 작품 ‘Oval Talk’ ⓒ 이운정 기자

두 번째 섹션, ‘오픈스테이지’에서는

김홍석 작가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비가시적인 장치로서 목소리, 텍스트, 숨과 같은

요소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회화나 조각 같은 매체 구분을 넘어서,

작품 자체를 서로 연결되는 ‘작동하는 장치’처럼

풀어내 보여주고 있는데요.

전시된 작품은 ‘구’라는 형상의 기원을 신화처럼

상상하고, 그 이야기를 작가가 직접 영어로 읽은

목소리와 함께 조각으로 설치한 작품 ‘Oval Talk’,

작가의 일화를 쓴 동일한 조각과

서로 다른 이야기들이 짝을 이루며

복합적인 감정의 흐름을 보여주는 ‘여덟 개의 숨’,

도시의 전시 조형물이 아닌,

개인의 행동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형태의

공공미술을 제안한 ‘공공의 공백’입니다.

다양한 군상을 담아낸 극사실주의 작품 ‘침묵의 고독’ ⓒ 이운정 기자

작품 ‘침묵의 고독’은 사람처럼 정교하게 만든

인체 조각들 안에 노동, 윤리, 관계에 대한 질문들이

숨겨져 있습니다.

너무나 극사실주의로 만들어진 인체 조각과

작가의 소개 글 덕분에 진짜로 사람이 동물의 탈을 쓰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닌가 상상하게 되는 작품입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하게 ‘느껴지는’ 것들이

작품의 중심에 있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인형 옷을 입은 ‘브레멘 음악대’도 있는데요.

그들의 사연을 읽으면 불법체류자로 살아가는

시에라 가족의 일상이 절로 상상이 됩니다.

두 작가의 시선을 만날 수 있는 공간 ‘인터미션’ ⓒ 이운정 기자

세 번째 섹션 ‘인터미션’은 전시를 따라오다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이곳에서는 김홍석 작가와 박길종 작가의

짧은 소개와 함께, 두 사람이 직접 자신의 작업에

대해 이야기하는 인터뷰 영상을

편안히 앉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작품 사이를 거닐다가 이곳에 들르면 자연스럽게

두 작가의 시선과 생각을 천천히 마주하게 됩니다.

두 작가의 영상 사이에 눈길을 끄는 오브제

‘샌드위치’가 놓여 있는데요.

휘어진 선반처럼 생긴 이 작품은 위태로워 보이지만,

사물에 리듬을 더하는 작가 특유의 유쾌함이

담겨 있습니다. 안에 도록이 꽂혀있어서

관객이 직접 펼쳐볼 수도 있습니다.

김홍석 작가는 서구의 재료인

아크릴 물감과 모델링 페이스트로

동양의 매란국죽 ‘사군자’를 그려냈고

박길종 작가는 ‘개미굴 체스’에 신도시에 대한

은근한 풍자를 담아냈습니다.

이처럼 ‘인터미션’에서는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작업해 온 두 작가의 시선이 만나,

전시를 한층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는

여운을 남겨줍니다.

일상에서 만나는 도구들이 ‘오브제’로 다시 태어난 작품들 ⓒ 이운정 기자

전시의 마지막 섹션, ‘백스테이지’는 말 그대로

‘뒤편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겉으로 보기에 익숙한 사물들이 그 안에서 전혀

새로운 얼굴을 드러내며 관람객을 맞이하는데요.

박길종 작가는 도구와 가구, 일상의 기구들에

머물지 않고, 그것들을 해체하고 조합해

‘오브제’라는 생명력 있는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 해줍니다.

그 안에는 고통을 조용히 감싸주는 ‘휴거’,

어둠을 밝히는 구원의 빛 ‘장 발장’,

언어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세 집, 쓰리 캐슬’,

산과 수박의 싱그러움을 품은 ‘야호’와 ‘8과 1/12’,

그리고 일상의 틈새에서 피어난 순간을 담은

‘여름 그늘’까지 다양한 작품이 기억과 감정,

현실과 환상을 유연하게 오가며

관객의 감각을 자극해 줍니다.

전시장에서 작품에 쓰인 재료들을 하나하나

들여다보면, 쓸모의 경계에 선 것들이 모여

기발한 존재로 다시 태어났음을 알 수 있습니다.

흔히 지나쳤던 도시의 물건들이 작가의 손끝에서

익숙하지만 낯선 오브제로 다시 태어난 것입니다.

즉 우리가 몰랐던 또 다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이자 전시의 끝이 아닌

또 다른 상상의 입구가 되는 것이죠.

전시 연계 활동지와 ‘모루인형 만들기’ 체험 ⓒ 이운정 기자

전시 관람을 마친 뒤 마지막 전시관을 나오면,

여운을 이어가며 즐길 수 있는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벽면을 가득 채운 다양한 모루 인형들이

먼저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이곳에서는 작품과 연계된 다채로운 활동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습니다.

박길종 작가의 ‘이야기 가구 만들기’ 활동지부터

김홍석 작가의 ‘침묵의 고독’과 연결된

‘나만의 부캐 만들기’ 활동까지,

예술을 더욱 깊이 있게 느낄 수 있는 시간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여기에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모루 인형 만들기’ 체험도 더해져,

관람 후에도 즐겁고 의미 있는 경험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또한 전시를 더 깊이 있게 즐기고 싶다면,

단체 대상 전시 감상 교육 프로그램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데요.

10인 이상이면 신청 가능한 이 프로그램은

오디오 가이드뿐만 아니라 큐레이터의 자세한

해설도 함께 들을 수 있어서, 작품을 좀 더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친구들이나 가족, 혹은 학생들과 함께 전시를 제대로

즐기고 싶을 때 이용하면 좋습니다.

수원의 명소 광교호수공원과 함께하는 하루 나들이 코스 ⓒ 이운정 기자

마지막으로 《2025 아워세트 : 김홍석 × 박길종》

전시는 두 작가가 다양한 재료와 형식으로

어떻게 새로운 시도를 펼쳤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전시장에 놓인 작품과 작가의 글을

함께 따라가 보세요.

위트와 메시지가 담긴 묵직한 농담까지도

자연스럽게 담을 수 있습니다.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 광교는

어반 레비가 아름다운 광교호수공원과

프라이부르크전망대, 광교푸른숲도서관,

광교호수공원 가족캠핑장까지 모두 도보 이동

가능해 하루 나들이 코스로 좋습니다.

또한 주변에 맛집과 분위기 좋은 카페도 많아서

가족 나들이는 물론, 친구나 연인과 함께 가기에도

정말 좋은 장소입니다.

따뜻한 봄, 수원시립아트스페이스 광교에서

특별한 협업이 돋보이는 다채로운 예술 작품을

직접 경험해보고 색다른 추억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요?

문화예술과 자연을 함께 누리기에 좋은 곳입니다.

전시는 2025년 10월 12일까지

무료로 관람할 수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수원시립미술관 누리집에서

확인하면 됩니다.

📌2025 아워세트 : 김홍석 × 박길종

✅기간: 2025.03.25.(화)-10.12.(일) / 매주 월요일 휴관

✅관람 시간: 10:00-18:00 / 입장 마감 시간 17:00

✅주소: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광교중앙로 140 지하 1층

✅주차: 수원컨벤션센터 지하주차장 (최초 1시간 3,000원, 2시간 6,000원, 3시간 9,000원, 1일 최대 10,000원)

✅문의: 031-228-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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