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전
웅동 수원지 57년 만에 열린 벚꽃의 비밀 정원
올해 진해군항제 기간에 특별하게 문을 연 곳이 있습니다.
바로 웅동 수원지 벚꽃 단지입니다.
군항제는 끝났지만 4월 19일까지 개방한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습니다.
매일 지나다니던 도로 아래에 이런 비밀 정원이
숨어 있었다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마치 숨겨진 보물을 우연히 발견한 기분이랄까요.
멀리서도 눈에 띌 만큼 풍성하게 피어 있는
벚꽃 군락은 그 자체로 놀라웠습니다.
멀리서 보이는 벚꽃 장관을 따라 밭길을 걷다 보니
덕담이 적힌 벚꽃 모양 종이 달린 나무도 만나
소소한 재미를 더해줬어요.
걷는 길가에는 진해를 주제로 김달진문학상을
수상한 문인들의 시가 전시되어 있어
조금 길게 느껴질 수 있는 길도
풍성하게 채워지는 기분이었습니다.
아직 군사보안시설로 사용되고 있어 입구의
철조망과 벚꽃이 어울리지 않는 듯 보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그런 대비 속에서 벚꽃이 더욱 돋보이고 빛나 보였던 것 같습니다.
수원지에 올라갈 수는 없었지만 역사의 흔적을
간직한 모습이 웅장해 보였습니다.
웅동 수원지는 일제 강점기 때인 1913년 완공된
수원지로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50년 넘게
군사보안구역으로 통제되었던 곳입니다.
그 오랜 시간 동안 외부인의 출입이 통제되었던
이곳은 그 역사만큼이나 신비로움이 느껴졌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건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마치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온 듯 옛날이야기를
나누며 걷는 모습이었습니다.
어릴 적 기억을 떠올리며 대화를 나누시는 모습을
보니 지금 이 땅을 밟고 있는 이 시간이 과거의
시간과 맞닿아 교차하는 듯한 묘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오래된 벚나무들의 멋진 자태는 세월의 흔적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었고
나무들이 줄 맞춰 가지런히 서 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자연스럽지만 어딘가 질서 정연한 그 풍경 덕분에
뭔지 모를 경건함이 느껴졌습니다.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고 앞쪽과 뒤쪽에는
아직 피지 않은 적벚꽃나무들이 있어서 개방일까지
맞춰 방문하셔도 하얀 벚꽃과 함께 적벚꽃까지
충분히 즐기실 수 있을 듯해 보였습니다.
올해 한시적으로 개방된 웅동 수원지 벚꽃은 마치
시간이 멈춰있는 듯한 정적 속에서 피어난 벚꽃들의 향연이었습니다.
군항제의 화려함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고
조용히 꽃을 음미하며 역사와 자연, 문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곳곳에 포토존 조형물도 마련되어 있어 활짝 핀
벚꽃을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남기며 소중한 봄날의 추억을 담을 수 있어요.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기념이 될 만한 순간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이랍니다.
돌아오는 길에 웅동 수원지로 올라가는 길목에서
만난 커다란 느티나무와 비석은 그곳을 지나온
세월과 역사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듯해
그냥 스쳐 지나칠 수 없었습니다.
1952년 웅동면 소사리의 옛 모습을 담은
흑백 사진도 전시되어 있어 지금의 풍경과
하나하나 비교해 가며 걷는 재미가 쏠쏠했어요.
길을 따라 걷다 보면 곳곳에 걸려 있는
옛 사진들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기분을 들게 해주고 그 시절의 정취를 상상해 보는
또 다른 즐거움도 주었답니다.
비록 한시적인 개방이었지만 이 특별한 순간이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기를 바랍니다.
내년에도 다시 이 벚꽃길에서 만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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