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시간 전
나른한 봄날 원기를 북돋워줄 한방삼계탕 드시러 오세요. 오리도 있어요~~~
제13기 함안 블로그 기자단 조윤희
토담골
-주소: 경남 함안군 대산면 함의로 940-3
(지번. 대산면 평림리 1050-4)
-영업시간: 매일 11:00 ~ 21:00
-TEL. 055-583-7122 / 010-9331-7122
봄날의 추억을 남기기 위해 다녀온 합강정과 반구정에서의 시간 뒤에 밀려오는 충실한 배꼽시계는 식당을 찾으라고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채근했지만 막상 식당을 정해놓고 여행을 떠난 것이 아닌지라 막연하게 어디라도 하는 심정으로 식당 간판을 찾다가 소방서 근처에 에어 간판 풍선이 눈에 띄는 겁니다.
몇몇 식당을 지나치면서 어떤 곳은 정기 휴업일이고 어떤 곳은 브레이크 타임이고,... 식당에 발도 못 디밀고 밥 먹을 곳을 찾으러 다니는 내 모습에 스스로 동정이 갈 정도로 낯선 곳에서 마땅한 식당 찾기가 참 어렵더라고요.
주차장까지 있는 식당 앞에 일단 주차부터 하고 바깥 외벽에 붙은 메뉴들을 훑어보았는데 삼계탕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평소에 좋아하는 음식이라 부담 없이 먹을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주차장에 제 차 외에는 차가 한 대도 없는 게 아니겠어요?
뭔가 쌔~~한 느낌이 들면서 이 식당에서도 식사 거절을 받는 건 아닌가 하는 불안함이 들었는데, 마침 한 분이 안으로 들어가시는 게 아니겠어요? 저도 후다닥 따라 들어섰지요.
안으로 들어가니 식사를 맛있게 하고 계시는 가족들이 있어서 다행이다 싶은 마음이 드는 것도 잠시, 브레이크 타임이라는 겁니다.
'아~ 이곳에서도 식사를 못하는구나ㅜㅜ'
어떻게 찾아온 식당인데 이곳에서마저 식사를 못하나 싶어 속상하더라고요. 하지만 주방 안에서 사장님께서 뭐 드실거냐고 물어오시는 겁니다. 순간 제 얼굴 표정이 확 바뀌었을 테죠~~~ㅎㅎㅎ
안도의 숨을 내쉬면서,
"삼계탕 주세요~~~"
주문하고 나서 한결 가벼운 모습으로 식당 안을 둘러보았는데 한꺼번에 50명 이상 단체로 식사가 가능할 만큼 공간이 넓더라고요.
개인 혹은 단체로 와서 오리, 돼지, 소 그리고 아구찜, 갈치 찌개 등을 주문해서 회식하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식당 안을 둘러보았답니다.
아~~ 드디어 일용할 점심을 영접했습니다!!!
뚝배기 안에서 보글보글 끓으면서 제 앞에 놓인 삼계탕에서 맛있는 약재 냄새가 몰려들어 오는 게 아닙니까? 제가 한약을 좀 좋아하다 보니... 한방삼계탕을 참 좋아한답니다.
맛은 객관식이 아니라 주관식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는 제게 삼계탕 국물부터 한 숟가락 후후 불러 삼키는 순간 미간이 찌푸려지면서...
남들이 제 모습을 보았다면 쟤는 혼자서 뭐 저렇게 호들갑을 떨어대나 싶겠지만 정말 맛있었답니다.
숙주나물, 편 마늘, 땡초, 쌈장, 묵은지, 두부조림.
시작이 반찬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정말 맛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삼계탕을 담은 쟁반에 같이 나온 밑반찬들도 다 맛있었습니다.
특히, 묵은지 김치는 얼마나 맛있었던지 먹고 또 더 달라고 해서 먹었는데 여느 식당에서 먹어보던 익숙한 사제 김치가 아니고 직접 담은 김치라는 점에 감동이었습니다. 물론 신 김치를 싫어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토담골 김치를 드신 분들은 저와 같은 생각을 하리라 생각이 들더라고요.
맛있게 먹느라 다른 것을 돌아볼 새도 없이 뚝배기에서 입으로 손놀림을 쉬지 않고 했답니다. 앞 접시와 덜어 먹도록 작은 국자도 갖다주셨는데 그릇을 싹 비우고 나서야 알게 되었지 뭐예요?
다 먹고 나서 식당을 블로그에 올려도 되겠냐고 여쭸더니 고운 사장님은 소녀처럼 부끄러워하시더라고요. 전혀 금전을 요구하는 게 아니고 맛있게 먹은 게 고마워서 공유하고 싶다는 말씀에 안심을 하시면서 허락을 해 주셨습니다.
김치가 맛있어서 좀 사갈 수 있느냐는 말에 그냥 좀 담아주시겠다고 하시면서 선한 미소를 보이시며 묵은지 외에 손님들이 오리를 구워 먹을 때 함께 낸다는 동치미도 함께 담아주시더라고요.
"사장님, 집에서 너무 잘 먹었어요~~~
감사해요. 사장님.
다음에는 부모님과 함께 또 찾아갈게요~~~"
33년째 식당을 하고 계시는 사장님의 이야기를 잠시 해 드릴게요.
결혼해서 살다가 어린아이들을 두고 남편이 먼저 돌아가시는 바람에 아이들과 함께 살기 위해 시작한 음식 장사가 어느덧 33년이나 되었다고 하시면서 장독마다 사장님께서 직접 담그신 장이 들어있다고 하시며 처음 본 제게도 마음을 여시면서 다가오시더군요.
사장님의 말씀에 공감하면서 주차장에 서서 얘기를 듣는데 장독 말고 또 보여줄 게 있다고 하시면서 저를 이끄시길래 따라갔더니 보물들이 땅에서 자라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손님들의 상에 오를 채소들을 직접 키우신다고 하시면서 배시시 웃으시는 사장님의 모습이 사진을 보며 글을 쓰는 지금도 기분 좋게 떠오릅니다.
낯선 곳에서 식당을 찾아 배회했던 저를 따뜻하게 보듬어 주시며 밥 한 끼 내어주신 사장님과 토담골을 기억하면서 다음 함안 여행 때 꼭 다시 찾아가기로 마음먹고 담아주신 묵은지와 동치미를 안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대산면 사무소 전방 50m, 대산 소방서 바로 옆에 있는 토담골에서 미소 곱고 마음씨 고운 사장님의 손맛 보시러 꼭 오세요. 대산면에서 맛있다고 함안군에서 맛집으로 인정받은 곳이기도 하니까요.
맛으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는 토담골을 함안의 맛집뿐만 아니라 함안의 인정 넘치는 식당으로 소개 드리면서 글을 맺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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