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도 좋지만, 봄의 연둣빛도 참으로 좋습니다.

화려한 5월이 좋다지만, 차분히 준비하는 4월 또한 참으로 좋습니다.

화려한 꽃을 틔우기 전까지의 지난함을 차곡차곡 쌓아가는 시간과 함께

묵묵히 자기 일을 해나가는 사람들이 떠오르는 4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둣빛 사월 같은 마을, 차분하지만 정감있는 '내동천마을'이 바로 그러합니다.

혹시 '내동천마을' 을 아시나요?

동천 마을은 알지만, 내동천 마을은 처음 들어보는 분들도 있을터이고,

동천마을보다 더 안에 있는 마을인가 하고 갸웃하는 분들도 계실겁니다.

동천식당, 향촌식당, 은성쌈밥, 대청마루 등등 굵직굵직한 맛집이 즐비한 동천마을은

삼동면의 중심마을로 많이들 아실텐데요.

내동천마을은 동천마을과는 다른 매력의 조금은 안쪽으로 들어가야만 만날 수 있는

조용한 마을입니다.

궁금한 분들은 지도에 '내동천회관'을 찍고 방문해보시면 되는데요.

독일마을로 가기 전 산마루 휴게소를 만날 수 있는데 산마루 휴게소 옆 길, 바람개비가 있는 길을

따라 쭉 들어서면 내동천마을을 만날 수 있답니다.

누가 살아가나 궁금해지는 이곳에 요즘 '바람개비'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이곳에 가면 '바람개비 학교'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지난해 남해군 마을공동체지원센터가 추진하느 '찾아가는 마을학교' 사업을 통해

시작한, '바람개비 학교'가 이제 싹을 틔워

어느새 타 지자체 마을에서도 주민들의 이야기를 듣고자 직접 찾아오는,

입소문을 탄 마을이 되었답니다. ㅎㅎ

내동천 마을회관 2층을 리모델링을 거쳐 '바람개비 학교' 팻말을 걸고, 시작했습니다.

바람개비 학교라는 이름에 어울리게 내동천마을의 희망인

초등학생이 바람개비학교의 초대교장을 맡게 되었구요.

너무 귀엽지 않나요?

겉으론 다른 마을회관과 비슷해보이지만,

2층에 올라가면 바람개비 제작의 열띤 흔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마을의 시작이 되었을까요?

내동천마을의 최갑환 이장님께서 들려준 이야기가 와닿습니다.

다들 마을 자원조사라는 걸 하지 않습니까?

뭐가 있음 좋겠다, 뭘 지어주면 좋겠다~ 하는 소원을 말하기 일쑤인데

우리 마을사람들은 소박하더라고요.

그냥 꽃도 좀 있고 바람개비가 있어서

바람이 불면 꽃과 바람개비가 함께 흔들리는 그런 마을이면 좀 어떨까?

바람개비로 언제나 맑음인 내동천마을의

전경선 청년회장님의 이야기도 와닿습니다.

꽃과 바람개비라니, 참 울림이 있더라고요.

어쩜 이다지도 욕심을 부리지 않으실 수 있을까.

그 소박한 마음이 저를 비롯한 마을사람들을 움직이게 한 힘이었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바람개비를 만들어 보자, 우리 손으로 만들어 보자.

담장을 따라 핀 바람개비꽃, 너무 이쁘죠?

바람개비의 재료가 되어준 생수병과 마개 등을 구하러

남해군재활용쓰레기집하장까지 직접 출동할 정도로 열정적인 마을 주민분들!

바람개비 뿐 아니라 꽃도 키워가는 내동천 마을 아니겠습니까? ㅋㅋㅋㅋ

그래야 진정 '바람개비 꽃밭 마을' 로 거듭나는 것일테니까요.

제가 찾은 날에도 꽃밭을 조성하려고 마을 주민분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분주한 모습이셨습니다.

마을지도자님, 감사님 등등 많은 분들이 휴일을 반납하고

함께 모이셔서 꽃을 심고, 또 심고 하셨습니다.

트랙터를 운전하는 최갑환 이장님!

독일마을 맥주축제때 꽃-트랙터를 운전해주시던 그 분이 바로 이분이셨습니다^^

온화한 최갑환 이장님, 일의 경중을 따지지 않고 가장 먼저 앞장 서서

마을 일과 마을 사람들을 챙겨주시는 정감있는 분이십니다.

이날 저도 꽃을 좀 심는 시늉(?)만 했을 뿐인데,

다같이 밥 먹는 날이라고, 꼭 같이 밥 한그릇 하고 가라는 이장님의 환대에

냉큼 마을회관 1층에 앉았답니다. ^^

메뉴는 정성가득, 영양가득한 비빔밥과 따뜻한 어묵탕이었는데 정말 맛났습니다.

갈수록 식구가 적어지는 요즘 세상에서

오랜만에 대가족 식사를 하고 온 특별한 순간, 마치 그곳에 계신 분들이

저의 삼촌, 이모,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느껴지는 찰나였습니다.

소박하지만 바라보고 있노라면 절로 몸을 움직이게 되는,

절로 미소짓게 하는 우리의 바람개비처럼

내동천마을에서의 시간은 빠르기만 한 삶 속에서 우리가 잊고 사는 건 무엇일까를

생각하게 해주는 소중한 순간이었답니다.

여기 이곳엔 다른 곳에 즐비한 카페도, 식당도 없지만요

당산나무 아래서 쉬어가면서 바라보는 일시정지된 풍경이 좋고요.

아마 다음달부터는 마을 곳곳 집 마당에서 키위에이드를 주문해서 마실 수 있는

'할매 라이더' 이벤트도 진행되도록 준비중이라니, 그 소식도 추후 기대해보기로 해요.

잘 안풀리는 일이 있을 땐,

바람개비 한번 날려보면서, 내동천마을 마실 가기 어떠실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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